환절기가 찾아오면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봄철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아이들의 호흡기 질환 발생률도 함께 높아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이 바로 비염입니다. 비염은 단순히 콧물이나 코막힘으로 그치지 않고, 이를 방치하면 축농증이라는 2차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로, 입과 코를 통해 인체로 유입되기 쉽습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그보다 더 작아 폐포 깊숙이 침투하거나 혈액으로 흡수되기도 하죠. 이러한 미세먼지는 코 점막을 직접 자극하고 면역세포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거나 기존 비염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고, 아직 호흡기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는 미세먼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요즘처럼 대기오염이 심한 계절에는 아이의 코 건강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비염과 축농증은 전혀 다른 질환처럼 보이지만, 사실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염은 알레르기나 자극물질에 의해 코 점막이 붓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반면, 축농증(부비동염)은 코 주위의 머리뼈 속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나 고름이 차는 질환입니다.
아이가 비염 증상으로 오랫동안 코가 막혀 있으면, 코 안의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코와 부비동을 연결하는 통로가 막히면서 부비동 내에 세균이 증식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어린이 축농증이 생기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비염이 아니라 축농증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빠르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염과 축농증 모두 폐, 비, 신(신장)과 관련된 기운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아이가 오랜 기간 비염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치료보다는 몸 안의 기운을 조절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봄철은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서 진액이 쉽게 부족해지고 코 점막이 더욱 민감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에는 호흡기 면역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함께 고려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의학은 단순히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것을 넘어, 아이의 전체적인 몸 상태를 개선하여 비염이나 축농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 중점을 둡니다.
평소 생활습관만 잘 지켜도 아이의 비염과 축농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봄철은 아이에게 설레는 계절이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 비염이 축농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아이의 코 상태를 자주 체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만성화된 어린이 축농증은 단순한 약물 복용으로는 개선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면역력 회복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숨 쉬는 것이 편안해야 생활이 편안해집니다. 지금, 아이의 코 상태를 한 번 살펴보세요.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한의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