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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최근 장염 증상을 보이는 영유아들이 많습니다. 장염은 갑작스런 복통, 설사, 분수토 증상을 보이는데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며 밤낮 없이 증상이 지속되어 아이들도 고통스럽고 부모님들도 걱정이 많습니다.
장염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세균성 장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로타바이러스나 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이며 구토, 발열, 설사가 동반됩니다. 대부분 며칠 이내에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호전되곤 합니다. 세균성 장염은 흔히 식중독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살모넬라나 포도상구균, 비브리오균 등의 감염으로 복통을 포함한 설사와 발열, 구토가 동반됩니다. 식중독균은 40도에서 60도의 온도에서 증식하기 쉽기 때문에 음식을 60도 이상의 고온으로 처리하거나 4도 이하로 보관할 경우 세균 증식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식중독균의 번식속도는 세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5-36도 내외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에 여름철 식탁에 그냥 방치해둔 음식은 4시간만 지나도 세균으로 오염되므로 음식 보관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흔히 바이러스성 장염 중에 '배감기'라고 알려져 있는 장염은 복통, 구토, 물설사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면역이 저하된 틈을 타고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개인에 따라 설사와 복통 증상만 나타날 수 있고 구토와 발열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대개 1-3일이면 낫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들은 탈수 증상이나 토사물,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장염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은 증상이 급하기 때문에 한의원에서는 과립제나 시럽제를 바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양상을 정확히 구별하고, 이환기간, 소화기 증상의 원인 등을 알아낸 뒤 호흡기와 소화기를 모두 살펴보고 배도 만져보는 복진을 하면서 적절한 처방을 합니다. 환자가 감염성 장염으로 의심될 경우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처방은 곽향정기산입니다. 동의보감에는 풍한사(風寒邪)에 상한데다 음식을 잘못 먹고 체하여 몸살 증상에 더불어 소화기 증상이 있을 경우 처방한다고 소개됩니다. 주로 체표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약재로 구성된 처방입니다.
비감염성으로 보이고 복통에 설사를 빈번하게 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위령탕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소화기에 습한 기운이 가득하여 배가 부르고 설사를 하면서 토하는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며, 창출, 후박, 진피, 저령 등으로 구성되어 소화기의 습한 사기를 몰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꼭 장염이 아니더라도 어떤 원인으로 혈관내 삼투압이 높아지면서 수분이 혈관 밖, 특히 위장관으로 수분이 몰리면서 물을 마시면 이내 물을 토하는 증상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환자가 심한 구토, 설사 증상으로 전해질 불균형이 우려될 경우 오령산을 처방합니다. 삼투압 조절이 깨져서 생긴 수분대사 불균형을 정상화하는 창출 같은 약과 함께 말초혈관을 확장하여 이뇨작용을 보조하고 발열, 두통 등을 해소하는 약재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장염이 있을 때는 당연히 음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성인은 증상이 심한 경우 하루 정도 금식하고 소화 기능이 회복된 후 꿀물이나 두부, 죽, 된장국 등 소화하기 편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장염에 걸렸을 경우, 금식하면 쉽게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장염 증상이 있어도 미음이나 보리차, 누룽지 등을 계속해서 섭취하면서 증상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