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몸무게가 1년 전과 똑같아서 걱정이에요.
- 일산 함소아한의원 윤종현 원장
우선 첫돌~4돌까지는 1년에 보통 2.5kg이 늘고, 8cm 정도 커요. 돌까지의 발육속도보다는 확연히 느려지는 건 염두에 두세요. 그래도 체중이 1년 전과 비슷하다면 문제죠. 우선 먹는 양이 늘어야 하는데, 4돌까지는 아이들이 어른만큼 잘 씹지는 못해요.
치아 없이 모유나 분유를 빨아먹다가 이가 나고 씹어먹는 쪽으로 식이가 바뀌기 때문에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아이가 있지만, 적응이 느린 아이도 있어요. 느려도 괜찮아요. 적응이 좀 느리면 그만큼 시간을 더 주고 연습하면 됩니다.
아가들이 입을 다물고 빨아먹는 데 힘을 기울이다가 음식을 입안에 유지하면서 윗니와 아랫니를 부딪쳐서 음식을 씹는다는 건 어색하고 힘든 운동일 수 있어요. 이런저런 근육의 협동이 필요하고, 혀로 음식을 섞기도 해야 하는 동시에 치아에 물리지 않아야 하죠. 뇌의 명령이 복합적이면서 상호 조화로워야 합니다.
아가들은 여기에 많은 에너지를 써요. 많은 애를 쓰면서 씹는 것이죠. 이런 노력으로 원하는 맛을 얻었을 때는 보람이 있지만, 원하는 맛이 아닐 때, 아가는 힘든 노력을 안 하고 싶어져요. 우유를 찾게 되죠. 그래서 씹는 연습을 할 때는 원하는 맛으로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주로 단맛을 좋아하는데, 과일 말랭이를 씹는 연습의 1단계로 추천해요. 반쯤 말려서 약간 질긴 상태의 과일은 단맛이 좀 더 강해지고, 식감도 약간 물렁물렁하면서 질겨요. 좋아하는 과일로 연습해주세요.
과일 말랭이 연습이 잘되면 2단계는 진미채예요. 가볍게 비리면서 좀 더 질기죠. 이 정도 질기면 꼭 삼키지 않아도 돼요. 씹으면서 맛보는 걸로 충분해요. 그렇게 씹다 보면 삼키기도 하게 되고 그러면 더 좋지만, 씹다가 뱉어도 야단치지 마세요. 야단을 맞으면 씹기 싫어져요. 진미채를 잘 씹으면서 놀면, 소고기 구워서 육포처럼 길게 잘라주세요.
그래서 소고기를 잘 씹어 먹게 되면 씹는 연습 과정은 완료된 것입니다. 보통 두부, 달걀, 우유, 김 등 잘 씹어지는 것만 좋아하는 아이들은 씹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는 잘 씹어 먹더라도 씹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또한 우유량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체크해주세요. 만약 아이가 우유를 600cc 정도 먹는다면 보통 하루 두 끼만 먹으려고 합니다. 하루 1,000cc 이상 먹는다면 하루 한 끼만 먹죠. 이런 때는 우유량을 하루 200 정도로 줄이지 않으면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과일로만 배를 채우는 경우도 있어요. 앉은 자리에서 포도 한두 송이나 딸기 한 소쿠리, 조금 큰 복숭아 한 개를 거뜬히 먹고 밥은 안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도 과일 양을 줄여야 밥을 먹습니다.
배변훈련을 하면서 변비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변비가 생기면 가스가 잘 차고 속이 더부룩 해지면서 소화기능도 저하되고 식욕도 줄어들 수 있으므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유산균 복용,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앉아서 배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필요합니다.
4돌이 지난 경우는 이제 씹는 연습이 어느 정도 완성된 시기이므로 씹는 것이 어려워서 안 먹는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요, 우유량과 과일양은 여전히 체크해주세요. 이 시기에 생각해야 할 다른 문제는 스트레스입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숙제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친구들과의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에 복통이나 두통을 자주 호소하면서 식사량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복통을 동반한 배변을 하루에 여러 번 하는 과민성 장 증후군이 생겨 식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비위가 약하면 아무래도 먹는 양이 적어요. 비위가 약한 아이는 차멀미를 잘해요. 아가 때는 잘 토해요. 입에 오래 물고 있어요. 위-식도 역류증이 있는 아이도 비위가 약한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에는 비위기능을 보강하는 처방을 써서 아이의 모자란 부분을 도와주는 게 절실할 때도 있어요. 또 위에 열이 많으면 시원한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만 좋아하고 밥은 싫어할 수 있어요. 활동은 많은데, 밥은 잘 안 먹는 아이 중에 많아요. 이런 경우에는 위열을 식혀주는 한약 처방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