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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등 위해성 높아 ''저염식이''를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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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석 |
과학적 진실이야 늘 바뀌는 것이라지만 의학적인 지시사항이 바뀔 때마다 보통사람들은 아니 의사들마저도 곤혹스럽기 그지 없다. 위장장애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아스피린은 사과보다 더 좋은 명약으로 바뀌었다.
최근엔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의 첫번째 발병을 줄이지 못한다는 연구들이 나와 다시 혼란을 주고 있다. 몸 보신으로 먹던 고기국은 성인병의 주범이 되었고 코카콜라는 예전엔 약국에서 팔리던 귀한 강장제였다.
금 만큼이나 귀중하다던 소금 세상의 소금이 되라던 그 소금에 관해 알아보자. 최근 들어 소금에 관해서도 소금을 철저히 줄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소금은 인체에 꼭 필요한 건강식이라는 주장까지 참으로 다양하다.소금은 분명히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보통의 음식에서 필요한 양은 충분히 섭취되고 있으며 별도로 소금을 더 먹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일부에서 특수한 소금의 효용을 주장하거나 과학적인 연구를 근거로 소금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만 소금의 위해성을 뒷바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들은 이보다 몇 배는 더 많다.
가장 확실한 질병으로 고혈압이 있다. 병원에 입원해서 고혈압이 있으면 저염식이가 나온다. 맛없는 식사로 건강을 해치려는 것일까?
소금과 고혈압이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20세기 초부터 시작되며 국제보건기구에서도 고혈압환자는 소금을 줄일 것을 공식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계다가 통계적으로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의 위험도 3~4배 이상 높아지므로 꼭 저염식이를 권할 일이다.
과다한 소금의 섭취는 암과도 관련이 있는데 특히 위암과 코인두암과 관련이 있다.
2004년초 일본에서의 연구결과를 보면 짜게 먹는 사람들이 저염식이를 하는 사람들보다 위암 발생율이 2배정도가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나 일본사람이나 짠 장류를 먹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소금은 다이어트에도 좋지 않다. 소금자체의 열량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짜게 양념을 하게 되면 식욕이 좋아지고 싱거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우리 환자들에게 양념에서 소금의 양만 줄여도 섭취칼로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소금이 없이 삶은 달걀이나 감자를 몇 개나 먹을 수 있겠는가?
소금은 약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주로 소화장애와 설사 종기 염증등에 사용되었다. 소금의 소염작용과 해독작용 때문이다. 소금의 짠 맛은 오행(五行)상 물(水)에 해당하며 오장(五臟)중의 신장(腎臟)에 해당한다. 그래서 약을 신장에 많이 작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소금으로 가공하였다. 이는 소금이 신장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약의 기운을 신장으로 끌어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신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것을 잘 판단하는 것은 전문 한의사의 몫이다. 실제로 건강한 사람은 소금을 많이 먹어도 모두 신장에서 배설하지만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염분의 저류를 일으켜 부종을 일으키고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허준 선생님은 의학입문의 내용을 인용하여 소금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으니 소금에 대해 단편적으로 좋다 나쁘다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꼭 참고했으면 좋겠다. "너무 적게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 만일 부종이 있으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이 써서는 안 된다."
국제보건기구는 하루에 5g 이하의 소금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티스푼 하나 정도이니 매우 적은 양이다.
그러나 한국 음식에는 알게 모르게 많은 양의 소금이 들어 있어서 기본적으로 하루 3끼 식사를 한다면 따로 소금을 첨가하지 않아도 하루 5g 이상을 먹고 있다.
한국에선 이런 환경을 고려하여 하루 10g 이하의 소금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너무 적게 먹어서 문제가 될 일은 없으니 반찬을 만들 때 소금양을 줄이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